[현장 카메라]사람 싸움에…길 잃은 ‘길고양이 급식소’

2021-11-10 2



공원이나 주택가에 길고양이에게 사료를 넣어주는 설치물을 '길고양이 급식소'라고 부릅니다.

밥만 주는 것이 아니라 이 시설을 통해서 중성화를 하는 등 개체수도 관리하는 것이 목표인데요.

시설물 설치를 불편해하는 주민들도 적지 않습니다.

현장카메라 정다은 기자가 취재했습니다.

[리포트]
"길고양이들을 위해 이렇게 급식소가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.

하지만 이로 인한 주민들 간 갈등은 여전한데요,

현장으로 갑니다."

길고양이에 대한 학대, 폭행 등 혐오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 있습니다.

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캣대디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한 모습을 보게 된다고 말합니다.

[송모 씨 / 캣맘]
"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된 아기에요. 여섯마리가 다 그렇게 토막이 나고.(사고가 아닌) 생명이 끝나서 죽을 때까지 잘 살다가 갔으면 좋겠어서."

그래서 인적이 드문 곳에 박스 같은 형태의 급식소를 만들어 매일 사료를 챙겨주고 있습니다.

길고양이 동물 복지와 개체 수 관리를 위해 지자체도 나서고 있습니다.

예산을 들여 길고양이 급식소를 마련하고 길고양이들을 포획해 중성화 수술도 하고 있습니다.

[김민석 / 전주시청 동물복지과 주무관]
"결국에 시민분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하는 부분인데. 한 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량 자체가 평균 1천 마리 정도 되거든요."

그런데, 길고양이를 위한 시설 설치에 주민 동의를 얻는 건 쉽지 않습니다.

[정모 씨 / 길고양이 돌봄 자원봉사자]
"욕도 많이 먹었어요. 지금은 어르신들이 여기 많은데 좋은 일한다고 칭찬하고. 좀 보람을 느껴요. 굶어죽은 아이를 보고 그 뒤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."

급식소 설치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지만,

[A씨 / 인근 주민]
"조금 있으면 겨울이거든요. 그러면 얘네들이 어디로 가. 얘네들이 밥을 어디에서 먹어요 밥을."

강력히 반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.

[B씨 / 인근 주민]
"여기도 채소 뭐 심어놓으면 다 헤집어놓고. 똥싸고 묻어놓고 불편한 거 많죠."

[C씨 / 인근 주민]
"실제로 고양이보다 비둘기들이 많이 오더라고요. 비둘기도 요즘 먹이가 없으니까."

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 불만도 제기됩니다.

[D씨 / 인근 주민]
"먹이가 없으면 번식을 안 하는데 새끼들이 많아요. 먹이가 풍부하면 당연히…."

울음소리나 배설물 등에 관한 주민들의 민원때문에, 설치했던 길고양이 급식소를 다시 철거해 간 지자체도 있습니다.

[지자체 관계자]
"최근에 민원이 들어와서 저희가 하나를 치웠죠. 민원이 발생되면 철거하겠다고 했었어요. 1년도 안 돼서 민원이 발생하면서 철거를 요청해서…."

급식소 하나를 설치하거나, 길고양이 한마리를 중성화 수술하는 일에는 예산이 소요됩니다. 

길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한 찬 반 주민간의 의견 접근이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.

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.

PD : 김남준 장동하


정다은 기자 dec@donga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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